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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인천국제공항 계류장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중동 전쟁으로 유가가 고공 행진하면서 항공편이 감편돼 항공권이 변경·취소됐다는 사례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주로 저비용항공사(LCC)들 위주로 특히 동남아 등 수익성이 낮은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 축소 규모를 확대하는 추세다.

감편된 항공편은 전체 항공편 수에서 보면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지만, 절대적 규모와 상관없이 소비자들이 느끼는 불만은 크다.

이에 항공권 변경·취소를 둘러싼 피해구제 상담도 늘고 있지만, 보상은 제한적이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항공편 감편으로 인한 항공권 변경·취소 상황과 이에 따른 피해 보상 방안을 살펴봤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동남아 노선 위주로 감편…20% 이상 줄이면 운수권 등 회수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 대다수가 항공유 등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4월 이후 단거리 노선 위주로 운항을 축소하고 있다.

LCC를 중심으로 중동 전쟁 이후 왕복 기준 1천편 가까이 운항 편수를 줄였다. 또 아직 6월 운항 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항공사들도 있어 감편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예년과 비교해 늘어난 것은 맞지만, 전체 항공편 수에서 감편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의 경우 5∼6월 두 달간 왕복 187편을 줄였는데, 이는 국제선 전체 운항 편수의 4% 수준이다.

항공사들이 20% 이상 감편하게 되면 운항 권리인 운수권과 슬롯(항공기 이착륙 시간)을 회수당할 수 있는데, 아직 그 수준에 도달한 항공사는 없다고 국토교통부는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 하계 시즌 대비 현재 비운항되는 편수가 늘어난 것은 맞다"면서도 "전체 편수 가운데 비중으로 보면 많진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단 운항 계획이 정해지면 보통 증편은 있어도 감편은 거의 없는 만큼, 업계에서는 4%도 적지 않은 수치라는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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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계류장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항공사들은 다양한 기준으로 감축편을 선정하는데 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노선을 대상으로 한다.

특히 그동안 점유율 경쟁이 붙어 과잉 공급됐지만 캄보디아 사태 등으로 오히려 수요가 감소한 동남아 노선이 주된 대상이다.

그중에서도 베트남의 경우 현지 급유 시 추가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1순위로 감축에 들어갔다.

같은 노선 안에서도 대체편 등을 고려해 매일 운항에서 격일 운항으로 조정하거나 1일 2편 중 1편을 비운항하는 등 감축 방안은 항공사별로 차이가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가까운 일본과 중국 수요가 많이 늘어 동남아 위주로 감축이 이뤄졌고, 최대한 가까운 시간대 대체편을 마련하는 등 고객들 편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노선을 통째로 비운항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 근접한 날짜의 같은 노선 항공편이 비운항됐다면 남은 날짜 항공편은 운행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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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 제한된 보상에 소비자 불만↑…국토부 "항공사 면책권은 적용 안돼"

비록 감편된 수가 많지 않다고 하더라도, 막상 내 비행기가 감편 대상이라면 고객 입장에선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항공사들은 고객들이 항공편을 변경하거나 취소할 때는 각종 위약금과 수수료를 받지만, 정작 항공사 사유로 인한 변경·취소에는 대체편 마련 및 1회 무료 변경·취소 외에는 아무 보상도 하지 않는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3∼4월 항공권 취소·변경 관련 상담은 349건으로, 2024년과 2025년 동기 대비 각 56.5%, 13.7% 증가했다. 그러나 현재 제공되는 대체편 및 1회 무료 취소·변경을 제외하면 고객들이 별도 보상을 받긴 어려운 상황이다.

소비자원은 국적기와 외국 항공사들의 보상 기준이 비슷한 수준이라며, 항공권 변경·취소 과정에서 대체편이 마련되지 않거나 환불 절차 등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으면 소비자원과 상담 후 필요 시 피해구제 절차를 밟으라고 안내했다.

국토부는 항공사들에 고객이 예매한 시간대와 최대한 가깝게 대체편을 제공하도록 독려하고, 항공편 변경으로 고객이 환불을 원할 경우에는 지연되지 않도록 지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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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이태호] 사진합성, 일러스트

항공편 비운항 시 무료 변경·취소 외에 별도 보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현행 소비자 보호 기준과 제도 운영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현재로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항공사에서 이번 상황을 두고 불가항력적이라며 전쟁·천재지변·긴급 정비 등에 적용되는 면책권을 주장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국토부의 입장이다.

면책이 인정되면 대체 교통편이나 숙박비 등 승객이 개별적으로 부담한 각종 추가 비용에 대한 항공사의 배상 책임이 면제되거나 제한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항공권 환불이나 변경, 기본적인 대체편 제공 조치까지 면제되지는 않는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쟁이 원인이긴 하지만 유가 상승을 이유로 비운항하는 것은 항공사 경영상의 문제"라며 "유류 공급이 완전히 제한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불가항력적 상황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국토부는 그러나 항공사들 또한 어려운 상황인 만큼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하면서 감편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사들에 대한 재무구조 개선 명령 이행 기한을 몇개월 연장했고, 국내선에 대해 5·6·9·10월 비운항을 운항으로 인정해주는 방식으로 운수권·슬롯 회수 조치를 유예했다"며 "감편을 어느 정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감편) 신청을 제한적으로 수용하고 있고, 중동 전쟁 상황을 보며 필요한 조치들을 추가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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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저비용항공사의 카운터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 6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하락 전망도…항공권 가격 하락 가능성도

이런 가운데 최근 유가 하락세가 지속하면서 6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단계가 낮아지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류할증료는 전전월 16일부터 전월 15일까지 싱가포르 항공유의 한 달 평균값을 토대로 단계를 매기는데, 1갤런당 470센트 이상일 때 가장 높은 33단계가 적용된다.

유류할증료 인하에 더해 항공권 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 때문에 판매가 둔화하고 있어 향후 항공권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30대 여행사의 3월 항공여객 판매대금 정산제도(BSP)를 통한 발권액은 9천9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으나, 4월은 4천457억원으로 전년 대비 23.5% 줄었다.

업계 1위 하나투어의 경우 3월 BSP 실적은 1천840억원으로 전년 대비 86.1% 증가했다. 반면 4월 BSP 실적은 805억원으로 전년 대비 29.8% 감소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항공권 판매가 둔화한 가운데 성수기가 다가오니 항공사 입장에서는 빈 좌석을 그대로 두고 출발하기보다 싸게 팔아서라도 좌석을 채우는 게 손해를 덜 보는 길"이라며 "유류할증료가 크게 인상됐더라도 저렴한 클래스 운임을 오픈하는 식으로 균형을 맞추면 총운임은 예년과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저렴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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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5월15일 06시30분 송고

Extracted and lightly reformatted for readability. · Source: 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