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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투데이 이세민 기자]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미국 경제의 새로운 인플레이션 변수로 떠올랐다.
15일 미국 연준이 공개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최근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AI 관련 투자의 급증과 지정학적 충돌에 따른 원유·연료가격 상승이 물가 압력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일부 위원들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상품가격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AI 인프라 구축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커지는 반면 과거 관세 인상의 영향은 점차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AI 투자 확대가 물가를 자극하는 경로는 복합적이다.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서버와 반도체, 전력설비와 각종 장비를 대량 구매하고 관련 인력을 확보하면서 단기간에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 위원들은 AI 인프라 투자가 중기적으로 미국 경제의 총수요를 총공급보다 빠르게 증가시킬 경우 물가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AI 관련 산업에서 숙련 인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해당 분야의 임금 상승도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관세와 에너지 가격이 주요 원인으로 꼽혀왔다. 연준 실무진도 9월 회의에서 최근 물가 상승 배경으로 과거 관세 인상과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에너지·원재료 가격 상승, AI 투자 확대와 연결된 정보기술 관련 소비재 가격 상승 등을 함께 지목했다.
하지만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연준 내부에서도 AI가 단순한 미래 생산성 향상 요인이 아니라 현재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라는 인식이 강해지는 모습이다.
워싱턴포스트도 연준 회의록을 분석하면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통화정책 논의에서 AI가 주요 변수로 거의 등장하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서는 AI 투자와 데이터센터 건설이 물가와 금리 전망을 논의하는 핵심 변수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실제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연 3.75~4.00%로 올렸다. 회의록에 따르면 모든 위원이 금리 인상에 찬성했으며 상당수 위원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할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더 높은 금리 경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대부분의 위원은 연말까지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물가 정상화 시점도 늦어졌다. 연준의 9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 중간값은 3.7%, 근원 PCE 물가는 3.4%로 제시됐다. PCE 물가 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에 도달하는 시점은 2029년으로 예상됐다.
다만 AI가 장기적으로 물가 상승 요인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연준 위원들은 AI 투자가 향후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미국 경제의 잠재 생산능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생산성이 충분히 향상되면 같은 노동과 자본으로 더 많은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시차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망 구축에는 막대한 투자가 즉시 들어가지만 AI가 실제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연준 역시 AI가 생산성과 잠재성장률을 얼마나 끌어올릴지, 효과가 언제 본격화될지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결국 AI 투자 열풍은 미국 경제에 ‘성장과 물가’라는 두 얼굴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등에 막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물가와 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성을 높여 성장 잠재력을 확대할 수 있다.
AI 호황이 앞으로 미국 경제의 생산성 혁명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고물가와 고금리를 장기화하는 새로운 부담으로 먼저 작용할지가 글로벌 금융시장과 통화정책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tracted and lightly reformatted for readability. · Source: ko
